렌즈로 보는 세상/시간을 걷다
가을 이야기
돌파리 작가
2009. 10. 21. 17:36
목을 길게 빼고 기다림이 있는 사람에게는 시간이 길고 지리하겠지만 기다림은 없지만 뭔가 해야할 일이 남아있는 이들에게는 가을이 오는가 싶으면 벌써 겨울채비를 서둘러야될 만큼 시간이 달려가네요.
기다리지 않아도 언제나 기다림의 끝은 오게 되어 있지만요.
햇빛이 지붕에서 멀어져 가니 화단의 꽃들도 시름시름 죽어가는 것 같아 오늘은 찬 겨울바람이 불어도, 서리가 내려도 견딜 수 있는 화초를 몇개 사다 심었습니다.
화원에 들려 여기저기 기웃거리다가 눈을 맞으면서도 꽃을 피우는 몽우리가 터질듯한 동백나무를 사오면서 나이들어 감을 거부하려는 내 자신의 모습을 담아오는 것 같았습니다.
겨울로 들어서는 가을입니다.
이별이 가까이 오면 그립고 아쉬운 것이 더 많이 몰려오기 마련이지만 이미 떠나보낸 이들을 한번쯤 기억해내며 부족했던 사랑을 미안해하고 싶은 계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