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즈로 보는 세상/시간을 걷다
그리울 때는 그리워하자
돌파리 작가
2018. 11. 14. 16:42
사흘밤 낮으로 비가 내렸습니다. 기다리지 않아도 서둘러 찾아오는 계절인데 겨울을 재촉하는 가을비가 야속하기만 했습니다. 몇일만에 쏟아지는 푸른색 햇살이 눈부시도록 아름다워 동네 산자락을 가로 지르는 강가로 산책을 했습니다. 강가 벤취에는 언제나 다정하게앉아있던 노부부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텅빈 벤취만 쓸쓸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길 가의 파란 잔듸와 민들레 꽃은 계절도 무관심한는 듯이 노랗게 피었고 색바란 잎들은 아직도 가을 주변을 떠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멀리서 하얀모자를 눌러쓰고 성큼성큼 다가오는 겨울의 발자국 소리에 자작나무 숲을 서성거리던 가을이 화들짝 놀라서 떠날 채비를 합니다.
함께 걷던 아내가 문득 하늘나라에 계신 엄마가 보고 싶다며 그 곳에 가면 다시 만날 수 있을까 물었습니다.
그리움이 커지면 나이가 들어간다는 의미라고 했습니다. 나의 그리움의 나이는 이미 백살을 훌쩍 넘겼지만 그리울 때는 눈물을 훔쳐가며 그리워 하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