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Feb.2010 Vancouver downtown
요즘 다운타운에는 지구촌의 인종으로 북적거린다.
사진 좀 찍는다하는 사람이면 세계에서 모두 다 모인 것 같다. 밴쿠버에 사는 거지란 거지도 이 대목을 놓칠쎄라 총 출동한 듯하다.
특히..내눈에 들어 온 재미있는 그림하나, 푸른색 로고도 선명한 스타벅스 컵을 들고 구걸하는 거지가 눈에 확 들어왔다. 왤까?
만약 내가 거지라면 더 불쌍한 모습으로 구걸을 해야만 동전 한 입이라도 더 받을 수 있을텐데...
서양거지는 개념부터 다른가 보다. 행복한 거지인가...?
이 순간을 카메라에 담으려고 몇번이나 다운타운으로 나갔지만 번번히 허당을 쳤다. 어제 거지에게 $1.00 주고 길가 한쪽 귀퉁이에 쭈그리고 앉아 4시간 남짓 셨터를 눌렸는데 겨우 한장 건졌다.
초록색 로고도 선명한 스타벅스 컵을 들고 구걸하는 고품격(?) 거지, 컵속으로 들어간 예쁜 손,-몇 푼짜리 동전을 떨어뜨렸을까 궁금증 나게하는-한 잎의 동전에 행복하는 거지의 미소.., 어느 것 하나 버리고 싶지 않은 순간의 이야기다.
나는 몇 일 몇시간을 길바닥에 버렸지만 1/250 초 섬광의 순간으로 만들어 낸 사진 한 장이 삶의 의미에 대한 절반의 답이 담긴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어떤 문학적 수식어로도 감히 표현할 수 없는...
오늘도 나는 혈관 깊숙히 몰핀을 찌르고 카메라 렌즈의 심연 속으로 빠져 들어간다.
출처 : 밴쿠버 한인 사진동호회
글쓴이 : Terius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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