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봄
임 재광
이웃집 새댁이 들고 온 봄 소식에 목을 길게 빼어 창문에 걸어놓고
봄 오는 길목을 정갈하게 비웠습니다
몇 날을 기다려도 보이지 않는 봄
하늘과 바람과 햇살이 어디쯤에 오는지
성급한 여인은 풀 꽃 내음 봄 향기를 찾아 길을 나섰습니다
겨울내 바람에 부대끼던 언 배나무는 하얀 새순을 두 손으로 가리우고
화원에는 보라색 팬지도 분홍 제랴늄도 찬 서리 겨울잠에 게으름을 피는데
머리 빚어 곱게 올리고 봄을 기다리는 여인의 가슴에
봄 햇살이 지고 나면 떨어져 묻힐 무심한 세월을 따라
뭉텅뭉텅 빠져나갈 빈 가슴을
이 봄은 얼마나 아프게 쉰 살 여인의 빈 가슴을 베어 갈 것인지
Gabriel's Oboe
Yo-Yo Ma, Cello / Ennio Morricone, dir
출처 : 밴쿠버 한인 사진동호회
글쓴이 : Terius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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