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높은 산에 오르는 걸 진짜 싫어한다. 핵~핵 거리며 가쁜 숨을 몰아 쉬는게 넘 싫다. 그러나 무거운 장비를 메고 가끔 산에 오르는 이유가 있다. 20년을 살아도 이방인처럼 낯선 풍경과 알수없는 방언들.... 외로움은 슬프다 못해 가끔씩 지독한 감기로 찾아와 몇날 몇밤을 두들겨 패고 훌쪽 떠나버린다. 빈 정상에 서서 먼지 한 점 없는 청청한 하늘과 세상을 돌고 돌아온 순백의 바람들... 그들과 마음을 열고 소리치며 이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픔과 슬픔 그리고 내밀한 비밀까지도....나는 메아리도 없는 커다란 외침을 카메라에 담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