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즈로 보는 세상 366

정신병 증후군

검안을 마친 닥터는 단호하게 한마디로 말했다., "왼쪽 눈 #백내장 수술해야 됩니다" 왼쪽 눈이 계속 흐릿해서 지난 검안 닥터를 찾아갔었다. 돋보기라도 다시 맞추려고... 후 검안 닥터에게 연락을 받았다. 전문의 검사 후 수술 날자를 정해 준 단다. 내 딴엔 집콕하면서 컴퓨터에 종일 눈 붙이고, 야간 별 촬영하면서 기다리는 동안 눈 알이 튀어나오도록 셀폰을 들려다 보면서 시력이 급격히 저하됐다고 스스로 자가 진단을 했다. 마눌님은 둬 달 먹을 음식을 냉장고에 가득 채워 주고 딸네 집에 갔는데 반찬 국 찌개는 이미 바닥이 나서 냉장고는 휭~하게 찬 공기만 가득 찼다. 자비하신(?) 마눌님은 당장 내가 먹을 국 찌게 반찬부터 걱정을 했다. 딸은 아빠 걱정에 인터넷에서 간단히 요리할 수 있는 너 투브를 매일 ..

첫 눈과 아내

밤새 눈이 내리고 오늘도 종일 눈이 내리고 있다. 춥다는 아내의 손목을 잡아끌고 눈을 맞으며 동네 공원으로 나갔다. 발목을 훌쩍 덮은 눈 밟는 소리에 아내를 처음 만나던 눈 내리던 날 그 겨울의 추억이 부스스 일어났다. 손 시리다는 아내의 손을 내 주머니에 함께 넣고 아무도 걷지 않은 눈 위에 발자국으로 추억을 그렸다. 마주 잡은 아내의 손에서 짜릿한 전류는 흐르지 않았지만 따뜻한 체온이 전해졌다. 언제였던가, 손 끝만 닿아도 강열하게 전류가 흘러 심장을 덥히던 사랑이 불처럼 타오르던 때가.. 행복하고 가끔은 지겨웠던 그리고 고단하기도 했던 십 년을 네 번이나 함께 돌고 돌았다. 이제 이 넓은 세상에 아내와 나 단 둘이 서 있다. 그리고 가끔은 나 혼자 서있을 때도 있다.

노을 속으로

낯선 도시에서 만난 저녁. "아빠~!!!" 3층에서 딸 애가 계단을 뛰어 내려오면서 숨 넘어갈 듯이 아빠를 불렀다. "왜 그럐?" "창 밖을 봐~!" 잠 옷에 반 팔 티셔츠만 입고 비스듬히 소파에 기대어 티브이를 보고 있던 나에게 소리쳤다. 창 밖을 무심하게 내다봤다. 동시에 나는 노루처럼 날다시피 3층으로 뛰어 올라가 손이 닿기 쉬운 곳에 걸어둔 똑딱이 카메라를 낚아챘다. 불난 집에서 도망치듯 입고 있던 그대로 눈에 보이는 샌들을 맨발에 끼고 평소에 점찍어 둔 동네 근처로 호수로 내 달렸다. 4차선 자동차 도로를 도망치듯 무단횡단으로 달려서 호수에 도착했다. 숨이 멋을 듯한 가슴을 진정하며 미친 듯이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노을은 어느 날, 언제 불처럼 타오를지 아무도 모른다. 하늘이 화염에 휩싸여 불..

68 셀레임

밤늦은 시간에 잠자리에 들면서 생각한다. 낼은 일어나서 뭘 해 먹지..? 나는 침대에 누워서 냉장고를 뒤적거린다. 햇볕이 블라인드 커튼 사이를 헤집고 들어오면 느지막하게 일어나서 휑~한 냉장고를 다시 뒤적거린다. 적당히 아 점을 채우고 베란다로 나가 하늘부터 보는 습관은 달라지지 않았다. 코로나의 대 역습으로 외출은 금기사항이 된지 오래고 소파에 누워 빈둥거리며 티브이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다가 잠이 스스로 눈 커플을 덮어 버린다. 창문 밖 새 소리에 놀라 잠을 깨 보면 이미 늦은 오후…. 허기 지지도 않지만 때(?)가 되었으니 다시 무엇으로 저녁을 먹을까 잠시 고민을 한다. 저녁 식사 후 걷기가 좋다는 어느 돌팔이 의사의 조언을 기억하며 아내와 걷던 강변을 뛰다 걷다를 반복하면서 빈약해져 가는 체력에 기..